구독을 취소하시겠어요?

뒤로 가기
뉴웨이즈 피드 로고
탐색페이지로 가기
메뉴 열고 닫기

기후위기, 아직도 미래의 일입니까

2024.09.08
프로필 사진
박종현
송파구의회 의원

출근길에 막내가 연신 출발시간을 확인합니다. 며칠 전 괜찮은 박스를 하나 구하더니 혼자서 슥슥 내용을 채웁니다. "오늘은 작년보다 그래도 덜 덥다"며 너스레도 떱니다. 기후 어린이 박시온. 기쁘고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 속상한 일입니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가 길에 나오게 되니 말입니다.


송파구에도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민 개인과 단체, 연대체가 많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관련 조례를 주민 발의했지만, 아쉽게도 서명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김샤인 의원님이 대표발의하고 제가 적극적으로 함께 한 <송파구 탄소중립 기본 조례안>은 이런 배경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전국 최초로 온실가스 배출량 50% 감축안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조례안입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이 이를 재의요구했지만, 여야가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표결로 원안 확정했었지요. 이후에도 적극적인 정책반영은 뒤로 하고 송파대로 개발에만 열을 올리는 송파구의 현실이 답답하기만 합니다.


최근 보도된 '기후헌법소원'의 헌법 불합치 판결은 조금 늦었지만, 마땅한 결과입니다. 정부가 과거 수립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량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결론이니까요.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2005년 대비 50% 감축을 2033년까지 이루겠다는 목표 역시 진정성 있는 대응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빈약하며, 특히 산업, 교통, 건물 등 주요 배출원에서 실질적인 감축이 이루어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성장 중심의 단기 개발에 치중해 업적을 이루려는 이들이 단체장이 되는 이유는 우리 안에도 그런 욕망이 잠재되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제 기후 위기는 생존의 문제이자, 내일이 아닌 오늘의 위협입니다. '녹색성장'이라는 이중적인 표현을 포기하고, 지속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도시계획이 절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