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보조 받아 진행되는 연수인만큼, 제가 배우고 접한 모든 내용을 공공재라고 생각하고 나누겠습니다.
국외연수 보고서
독일 연수를 준비하며 ‘에너지’관련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에너지 ‘전환’에 관련된 고민이었죠. 독일은 지난 4월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점진적으로 계획되었던 독일 탈원전 계획의 종지부를 찍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독일의 탈원전처럼 우리도 궁극적으로는 원자력을 줄이는 방향의 에너지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는 비스바덴 에너지기후보호국 방문 보고를 하겠습니다.
독일, 어떻게 탈원전 했나?
1. 탈원전 과정이 어떠했는가?
독일은 체르노빌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원자력 안전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본격적으로 탈원전 계획을 수립한 것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입니다. 원자력 안전에 대한 걱정이 큰 사회였기 때문에 탈원전 시행에 있어서 국민들의 반발은 크지 않았습니다.
2. 공급 관점의 에너지 전환
- 최초의 계획은 일차적으로 천연가스를 비중을 늘리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천연가스 비중을 급격하게 줄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고, 현재는 풍력,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가스, 목재팰릿 등 재생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합니다.
-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극복을 위해 에너지가 일시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는 유럽연합 국가들 간의 에너지 교환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프랑스에서 남은 에너지를 빌리고, 나중에 독일의 재생에너지가 여유가 있을 때 그때 다시 반환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상 섬나라인 대한민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더군요.
- 소규모 마을의 경우 에너지 자립을 실천하는 것을 각 주정부의 과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난방에너지는 목재팰릿으로 전기에너지는 태양과 수력·풍력을 활용해서 마을 단위의 에너지 자립을 구현한다고 합니다.
- 목재팰릿은 친환경 재생에너지지만,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된다는 점에서 걱정이 없냐는 질문에 나무는 자라면 베어줘야 하고, 베어진 나무를 그대로 폐기하는 것보다 에너지로 활용하는 것이 기존의 임업 부산물 처리 방식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고 합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활용되는 목재팰릿의 상당수가 북유럽 3국에서 수입된다고 하네요.
3. 수요 관점의 전환
-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했는가 질문에 다양한 답을 받았습니다. 1차로 건물 외벽을 유리로 하는 경우 세금을 많이 부과하고, 기존에 설치된 유리 외벽에 구조물을 설치해 태양열로 인한 실내 온도 상승을 억제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건축 등에 관련된 다양한 변화와 제도가 있습니다.
- 기존에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가전, 조명 등을 에너지 절약형으로 전환할 때 정부 지원을 한시적으로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실내 온도 제한과 같은 한국에도 익숙한 정책이 있고, 대중교통 정액권 도입, 도심 주차공간 축소 등 자가용 이용을 줄이기 정책도 병행되었습니다. 지역사회, 시민단체 등 협업도 강조됩니다. 각 정부 단위 별로 에너지 절약 팁을 공유하고, 시민들의 에너지 전환 및 에너지 절약 실천을 공유하고 이를 캠페인 등을 통해서 홍보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 에너지 가격을 많이 올리고, 대신 에너지 바우처를 통한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원칙으로 에너지 전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신 에너지 가격 상승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2022년 12월 독일 최대 가스 수입기업인 Uniper의 지분 99%를 독일 연방정부가 확보했고, 이를 통해 에너지 가격의 변동 폭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총평
* 독일은 재생에너지법(EEG)를 통해 2030년 재생에너지 8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계획 수립 당시만 해도 너무 공격적인 계획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독일 사회에서는 이를 초과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향 조정 여부에 관해서 치열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독일의 이러한 계획 모두 재생에너지의 한계인 ‘간헐성’을 유럽연합 내 타 지역의 에너지를 빌려 오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고, 타 지역의 에너지는 화석연료 또는 원자력 에너지로 생산된다는 점에서 과연 이것이 ‘정의로운 전환’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