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다양한 시민의 온전한 삶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선거를 치렀고, 당선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소수라도 반대하는 도민들이 있다면, 그리고 우리 의회에서 그 뜻을 대변할 사람이 없다면, 저라도 적지만 간절하고 또 필요한 그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표결로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맥락에서 경기도 도시철도 운임범위 조정에 대한 도의회 의견청취에 도민의 대표자로서, 이에 대해 반대의 뜻을 가지고 계신 도민들의 뜻을 김동연 지사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도시철도 운임범위 조정 의견청취안에 반대했습니다.
도민들이 기후위기 기후재난의 시대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서 김동연 지사님도 본인을 ‘기후도지사’로 소개하며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고자 하고 계십니다.
김동연 지사님은 이번 회기에 추경안을 제출하시면서 도로 건설 등에 1200억원을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히셨습니다. 그러나 이번 운임조정 의견청취안에는 638억원의 운영적자가 발생한다며 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김동연 도지사에게 묻고 싶습니다. 기후 도지사로서 이게 맞는 결정인지 묻고 싶습니다. 왜 더 많은 자가용들이 더 탄소를 쉽게 배출할 수 있게 만드는 건 투자고, 탄소배출을 적게 하는 도시철도 이용적자는 비용입니까? 여전히 기후관점이 아닌 낡은 재정 관료의 사고에 멈춰서 이 귀한 기후위기 시대를 흘려보내고 계시는 것은 아닌지 대단히 걱정됩니다. 이 논의 과정에서 기후도지사 다운 기후 관점에서의 검토가 있긴 했던 것입니까?
지사님은 국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고, 중산층은 취약계층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민생 물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교통비 인상은 이리도 쉽게 용인하시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의견청취안의 제안 이유를 보면 서울시와 인천시 한국철도공사와 함께 논의해야 하는 문제라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서 당초 인상안보다 적은 150원만 인상했다며 설명하고 계십니다.
김동연 지사님이 늘 얘기하시는 유쾌한 반란,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이럴 때 필요한 거 아닌가요? 기후위기 시대에 대중교통 적자를 비용으로 보는 이 조류에 맞서서 과감하게 그렇지 않다, 우리 기후 관점에서 평가하자고 얘기하는 반란은 왜 볼 수 없을까요? 인천 서울 코레일에서 못하는 변화를 경기도가 중심이 돼서 만들 수는 없습니까? 인류가 절멸할 위기에 처해있는데, 이를 벗어날 기회 왜 경기도에서 만들 생각은 안 하시는 겁니까?
2018년에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 10년 내에 기후위기 대응을 못하면 필연적으로 인류멸종으로 간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2023년 벌써 5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정치를 하는 저는 여전히 우리 사회가 인류멸종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후도지사마저 기후관점의 정책 검토를 하지 않는데, 저희 청년들은 대체 어디서 누구에게 미래를 부탁해야만 합니까?
함부르크대학교 연구소에서 140개국 이상의 10가지 사회적 요소가 기후위기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발표한 2023 기후미래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지구 기온 1.5도 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파리기후협약 목표였던 1.5도는 멀리 갔고, 이제 2도 상승 제한 목표로라도 다시 행동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오늘 지사님께서 제출하신 이 의견청취안은 과연 이 지구를 지켜내기 위한 목표에 함께하고 계신 것 맞나요?
경기도에서 한다고 뭐 탄소중립이 되겠어? 기후변화 막을 수 있겠어? 서울시 인천시 철도공사 다 인상하자고 하는데 경기도 혼자서 뭘 어떡하냐?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맞습니다. 경기도에서만 한다고 해서 지구의 기후변화 막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사소한 티끌들이 모여서 이 지구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도에서라도 해야 합니다. 적어도 2023년의 경기도와 경기도의회가, 눈앞의 적자가 아닌 50년 100년 미래를 고민하는 활동을 펼쳤다고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떳떳하게 후손들에게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4월 세종정부종합청사 근처에서 진행된 기후정의파업에 다녀왔습니다. 그곳에 모인 시민들이 요구했던 것은 결국 정치와 정부의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과 정의로운 전환이었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 소녀는 이런 피켓을 들고 있었습니다. “무사히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지사님과 의원님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그 아이 앞에서 떳떳하게 걱정 말라고 말할 수 있으십니까? 제가 올해 28살인데, 저는 당장 32년 뒤의 제 환갑까지도 지구가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서 절망합니다.
저는 불자인데요. 어린 시절에 성경을 몇 번 읽었습니다. 성경에 소돔과 고모라가 망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성경에 따르면 하나님이 소돔에 의인 50명만 있어도, 막판엔 의인 10명만 있어도 소돔을 멸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결국 10명의 의인을 못 찾아서 소돔이 멸망했다고 합니다.
경기도의회에 이 의견청취안에 반대해주실 50명이 있으면, 그만큼 우리의 정치가 이 기후재난 상황 대응에 의지가 있다면 저는 우리 지구가 버텨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50명이 없어도, 단 10명이라도 있으면 기후위기를 걱정하는 도민들과,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과 아이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오늘 표결에서 111명의 의원님 중에 6분이 반대하고, 10명이 기권을 통해 의사를 표시해주셨습니다. 경기도의회의 의인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동연 기후도지사님도 기후도지사답게 인식의 전환, 유쾌한 반란에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