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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호준 경기도의원] 김동연 지사님 단식농성자를 외면하지 마십쇼.

2024.02.06
프로필 사진
유호준
경기도의회 의원

[유호준 경기도의원]

-김동연 지사님, 저를 면박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단식농성자를 외면하진 마십쇼.

경기도 통합청사 로비에서 두 명이 단식농성을 했습니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의 해고에 항의하고 장애인 권리중심일자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곡기를 끊고 있습니다.박경석 전국권리중심중증장애인맞춤형공공일자리협회(아래 전권협) 회장과 김미범 경기장애인부모연대 회장님이십니다. 지난 월요일부터 단식을 시작했으니, 2월 5일 오늘로 8일 차입니다. 처음 듣는 분들이 많으시겠죠. 이해합니다. 장애인 동지들의 투쟁은 늘 그래왔으니까요.

저는 지난 금요일(2일) 남양주에서 진행된 '경기 동부 SOC 대개발 원년' 선포식에 찾아가 김동연 지사를 만나 단식농성자들을 만나줄 것을, 두 분이 단식을 끝낼 수 있도록, 전환점을 만들어 줄 것을 간청드렸습니다. 그러나 김동연 지사의 답은 “사안을 좀 제대로 알아보고 얘기하세요.”라는 많은 사람들 앞의 거절과 훈계였습니다.

경기도의회 의원 중 장애인 권리중심일자리 사업의 정체성과 목적에 대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겨울 중증장애인노동권을 요구했던 충무로 장애인고용공단 서울지사 점거 농성장에도 함께 했던 저입니다. 지사님께 그런 면박을 들을 정도로 사안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제가 사안을 아무리 몰라도, 지사님의 결정에 항의하며 사람들이 곡기를 끊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의원으로서의 자존심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제 지역구인 남양주 사람들 앞에서 면박을 당하는 모욕은 수백 번도 참을 수 있습니다. 10년 넘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연대하면서, 그 10년 동안 고관대작이셨던 지사님과는 달리 전 그런 대접이 익숙합니다. 어쩌면 그나마 의원이라서 그 자리에서 끌려 나오지 않았구나 생각합니다.

그런데, 곡기를 끊은 두 사람은 버리지 못하겠습니다. 경기도민을 위해서 의정활동을 하겠다고 선서한 사람으로, ‘장애인의 독립생활을 위한 사회적 기반을 구축한다.’는 강령을 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선출직 공직자로 누군가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결정으로 인해 밥을 굶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거나 침묵하기 어렵습니다.

다들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권리중심일자리는 시혜적 복지가 아닙니다. 중증장애인들이 더 이상 집안에만 갇혀있지 않고, 사회에서, 거리에서 자신의 존재를 알리며 장애인들에게도 노동의 권리가 있음을, 장애인들도 우리 사회에서 살아낼 수 있는 존재임을 알리는 일자리 사업입니다.

그리고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 이 순간도 박경석 회장과 김미범 회장 두 분이 경기도의 권리중심공공일자리 노동자 45명 해고에 항의하며 곡기를 끊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분노해 주시기 바랍니다.